소설 리뷰/판타지

소설 리뷰 - 고인물은 이계가 너무 쉽다

thewarlock 2023. 1. 19. 22:43

간략한 줄거리: 현대 판타지에서 흔한 주제인 게이트를 통해 이계를 탐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원래 베어그릴스를 동경해 오지 탐험을 좋아하는 인물이라, 게이트에 빠져 가혹한 환경의 이계 밀림에서 7년 동안 생존했다가 지구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지구는 게이트가 열려 있으며, 게이트를 통해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들여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탐험에 중독된 주인공이 지구의 평온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이계로 넘어가 이계의 신화와 숨겨진 세계의 비밀을 찾아 헤매는 소설입니다.

 

- 소재의 참신함:  A

 이계물이야 현대 판타지 소설에서 진부한 주제이긴 합니다만, 세세한 설정들이 좋았습니다. 가령 현대인들이 문명이 떨어지는 이계에 아예 기지를 건설하고 점령할 수 있을텐데 그러지 못하는 설정이라든가, 이계 내에서도 다양한 종족들의 특성과 역사에 관한 세세한 설정들이 좋았습니다. 모래가 바다처럼 흘러다니는 사막, 구름으로 이루어진 섬, 살아 숨쉬는 숲 등 다른 소설에서 보기 힘든 환경들이 정말 '이계' 같아서 좋았습니다.

 

- 필력: A+

  판타지 세계에 마법을 쓰는 인디아나 존스가 떨어져 모험을 한다면 이 소설과 같을까요? 황금 왕좌를 향한 주인공의 모험은 환경을 바꿔가며 두근거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비밀이 숨겨진 주인공의 과거, 챕터마다 바뀌는 환상적인 환경,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신화적인 퀘스트, 힘과 지혜를 이용한 강력한 적과의 사투, 그리고 각 챕터마다 던지는 떡밥과 회수 과정까지. 판타지 소설을 보는 이유를 완벽히 충족시켜주는 필력이었습니다. 

 

- 인물: A

 각 인물들이 종족도 다르고 개인적인 서사들도 훌륭해서 발더스 게이트 2의 동료 퀘스트들이 생각나서 좋긴 했는데, 주인공과 동료 한 명 빼고는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존재감이 흐려지더군요. 지구인들은 장기간 이계 모험을 따라갈 수 없고, 이계인들은 능력이 좀 부족하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를 준건 챕터마다 등장하는 메인 캐릭터들의 결말이 마음에 들어서입니다. 멋지잖아요, 사명을 다하면 그에 걸맞는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것이 당연하게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살고 있으니까요.

 

총평: A +(강추)

 게이트를 통한 이계 정복물, 흔한 소재로 이루어진 흔하지 않은 소설이었습니다. 강추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