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리뷰/판타지

소설 리뷰 - 라 만차의 전사

thewarlock 2020. 12. 12. 16:55

간략한 줄거리:  괴물 사태의 발생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세상과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D&D(던전 앤 드래곤)와 그에 얽힌 수많은 매체들, 그리고 사라진 그것들이 존재했었던 이전의 세상을 기억하는 유일한 주인공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은 다 그대론데 D&D 관련 규칙이나 몬스터 같은 정보들이 다 증발해버린 거죠. 정의감이 강한 성품으로 아무런 힘이 없던 사태 초기에도 주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다가 크나큰 위기에 빠지기도 합니다만, 이후 파라곤의 힘과 10년동안 모아온 아이템을 얻게 됩니다. 이후 격변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 소재의 참신함:  A+

 D&D를 현대 사회에 잘 맞춰 녹여내, 아무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고 원래 알던 사람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 기반 D&D 룰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소설에 녹여내는건 또 다른 문제죠. 현실과 룰 사이의 간극(가령 특정한 재주 없이는 한번에 여러 마리의 몬스터를 벨 수 없다던가)이 조금 어색하긴 합니다만, 이정도면 아주 훌륭한 시도라고 봅니다. 룰북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몬스터들이 현대사회에 적응하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 필력: A

 D&D의 괴물들이 현대에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 에 창의적인 답이 될만한 케이스들이 있어 좋았습니다. 지능이 떨어지는 몬스터들은 토벌의 대상이지만 지능이 높은 몬스터들은 사회에 녹아들어 영향력을 키워 토벌하기 힘들게 만든다는 식으로요. 주인공이 먼치킨이긴 합니다만 일단 전사라 D&D 세계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됩니다. 끊임없이 한탄하는 근육돼지 주인공을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죠.  근본없는 드립(...)도 저는 꽤 좋았습니다. 주인공이 전사라 부족한대로 아이템으로 때우기는 합니다만, 근본적인 문제들(주문)을 채우기 위해 동료들을 영입 및 훈련시킵니다. 주인공도 파라곤의 힘과 지식만 있지 기술적으로 뛰어난건 아니라 발전해나가는 먼치킨입니다.

 글은 전반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입니다. 물론 위기가 없는건 아닌데 초반을 지나면 위기를 헤쳐나갈 수단이 여러가지 있고 그 중에 하나 골라서 수행하는 느낌이죠. 에픽 몬스터도 있어서 앞으로 넘어야할 산도 좀 있구요.

 

- 인물: B+

 소설이 가벼운 것과는 별개로 주인공의 내면은 꽤 복잡한 편입니다. 한편으로는 정의감 넘치는 기사지만, 다른 한편에는 남에게 보일 수 없는 상처도 있고, 세계에 대한 부채감(?)도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심정이 잘 서술되어 주인공의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해 읽는데 부담이 없었습니다. 주변인물들도 종족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 기억에 잘 남네요. 고양이 드루이드라니...

 

총평: 보류

 보류인 이유는 소설이 연재되다 만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완결되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완결 전까지의 부분만 놓고 보면 충분히 추천할만한 소설입니다.